우정으로 연주하는 반상의 하모니, 제8회 한세실업배 릴레이 대학동문전!
명지대와 동국대의 16강전 경기가 4월 13일(일) 상암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렸습니다.
이날은 저 개인적으로도 평소보다 긴장감과 설렘이 넘쳤는데요. 바로...제 후배들, 명지대 선수들이 출전을 하기 때문이지요.^^

명지대는 세계 최초로 ‘바둑학과’가 설립된 대학이죠? 그런 만큼 바둑의 고수들이 상당히 많답니다. 특히 연구생 출신들이 몰려있어 지금까지 대학동문전에서는 여자 연구생 출신만 대회에 참가해왔는데요, 전기 대회부터 남자 선수들도 출전을 시작했습니다.(단, 남자 연구생 출신은 제외.^^;)

동국대는 예전부터 전력이 막강하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운이 나쁘게도 매번 강팀을 첫 상대로 만나 고배를 마셔왔는데요.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쳐보였습니다. 바로 비밀 병기를 영입했기 때문이라는데요.^.^

 ▲명지대 선수들                                                                           ▲동국대 선수들


응원전 시작하기 전에 다함께 찰칵~!
오늘따라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정말 화사하죠?^*^
화사한 선수들의 표정만큼이나 팀워크도 무척 좋아보였는데요.
명지대는 대학시절을 바둑으로 함께하고 졸업한 이후에도 바둑계의 중요한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그 유대관계는 매우 끈끈하고요.
동국대도 1985년 기우회가 창설된 이래, 선후배간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바둑으로 우정을 쌓아온 학교입니다. 남산 밑자락에 자리한 동국대학교는 캠퍼스 정경이 정말 아름답다고 하는데요, 4월이면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며 봄을 만끽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죠?^^*

▶ 1라운드 (릴레이대국) ◀



 ▲초반전. 명지대 1장(좌) VS 동국대 1장(우)


초반전은 후배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대선배님들의 대결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명지대의 이용호 선수(좌)는 99학번의 만학도인데요, 바둑실력뿐 아니라 학문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중반전. 진지한 표정의 이성근 선수(좌)와 차분히 호흡하는 김진우 선수(우)


개성 있는 선배님들의 초반전이 마무리되고 바통을 이어받은 후배들. 대학동문전은 바둑을 통해 선·후배간의 하모니를 만들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동국대 김진우 선수는 14학번의 그야말로 ‘새내기’인데요. 올해까지도 입단대회에 출전했었던 연구생 1조 출신의 강자랍니다. 이날 재학생 조커 선수로 출전했는데, 동국대가 준비한 비밀병기가 바로 김.진.우. 선수였답니다!!

명지대 이성근 선수는 가죽 쟈켓을 입고나와 마치 락커가 바둑을 두는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패션만큼이나 바둑도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종반전

사실 1라운드의 승부를 결정지은 대결은 종반전이었습니다. 이날 초시계 속도에 문제가 생겨 초반·중반보다 종반전의 시간이 더 길어졌기 때문인데요.
약간은 동국대가 앞서있는 상황에서 명지대 조경진 선수가 끝내기를 잘해나가며 역전에 이르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강순찬 선수의 붙임 노림수에 그만 걸려들고 만 조경진 선수. 시간의 압박 속에 생각을 오래하지 못하면서 수가 나는 것을 깜빡했고, 강순찬 선수의 완벽한 마무리로 1국의 승리는 동국대에게 돌아갔습니다!



▶ 2라운드 (3:3대국) ◀



▲3:3대국(명지대:김지은·이선아·류승희VS동국대:정민효·유영준·김기유)

와~우!!! 3:3대국이 마치 3:3 커플대국같은 환상의 분위기죠?^^*
모니터에 이 그림이 잡히자 해설을 맡은 이현욱8단도, 진행을 하던 저도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답니다!ㅎㅎ
역시 바둑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림은 아름답지만 바둑은 매우 치열했습니다. 1국을 내준 명지대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2국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몰두했구요, 동국대 선수들도 여성 드림팀 명지대를 상대로 침착하게 대국을 이끌어 갔습니다.
만만치 않은 흐름으로 이어지다가, 중요한 승부패가 걸린 장면에서 동국대 선수들의 호흡이 약간 흐트러지는 바람에 바둑은 명지대가 유리해집니다.
한번 승기를 잡은 명지대 선수들은 여성 아마바둑 강자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국을 멋지게 승리해냈습니다! 역시 여성드림팀답죠?^-^



▶ 3라운드 (릴레이대국) ◀

승부는 1:1.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이번 경기의 하이라이트, 3라운드가 진행되었습니다.^^



▲3국의 중반전(동국대 강순찬 선수VS명지대 김수영 선수)

3라운드에서는 명지대에서 감추어 두었던 비밀병기를 꺼냈습니다. 바로 중반전에 출전한 김수영 선수인데요. 재학생 조커선수로 출전한 김수영 선수는 현재 아마여류바둑 랭킹 1위에 빛나는 강자입니다. 대학동문전에는 첫 출전이었는데,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자신 있게 두어가는 모습이 당차보였습니다.
속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경쾌하게 두어가는 김수영선수도 인상적이었지만, 이에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바둑을 꿋꿋이 두어가던 강순찬 선수도 무척 인상 깊더군요.
그렇지만 김수영 선수의 실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이 났습니다. 바둑도 자연히 명지대쪽으로 서서히 기울어가는데...

그 이후, 종반전에는 동국대의 최강자, 아니 대학동문전의 최강자라고 할만한 김진우 선수가 마무리 투수로 등판합니다! 명지대의 3장도 연구생출신의 실력자 류승희 선수가 나오는데요! 자~~과연, 3국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놀랄만한 일이 벌어지는 명지대와 동국대의 16강 경기! 본방사수로 확인하세요~^-^




 ▲명지대 여성 최강자들. 류승희(좌),김수영(우)               ▲대국이 끝나고 명지대 동문모임




▲동국대의 YB선수들(가운데 홍일점은 아마강자 김규리 선수)

대국을 마친 후, 승패를 떠나 두 팀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묻어났습니다.
진 팀은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표정으로, 실수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의 좋은 수를 칭찬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바둑으로 추억과 우정을 돈독히 다지는 동문들의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던 경기였습니다.^^

한 주 한 주 재미를 더해가는 제8회 한세실업배 릴레이 대학동문전!
매주 금,토,일 밤11시.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한세실업배 진행자, 강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