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이 아마 이 대국을 보고 있을 것 같은데 지금 TV 앞에서 한숨을 폭폭 쉬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기량은 확실히 여자 기사들에게 앞서 있겠지만 너무 많아요. 무려 일곱명을 상대해야 합니다. 기대는 됩니다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바둑TV 해설의 이민진 7단의 말대로 결국 올 것이 왔다. 지난해 연승의 주역 서봉수 9단 마저 무너지며 신사팀이 마침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이제 신사팀의 남은 카드는 이창호 9단 뿐이다. 과연 이9단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올해 지지옥션배의 하이라이트가 됐다.

29일 서울 마장로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속개된 제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여류팀 6번째 선수 조혜연 9단이 신사팀 11번째 선수 서봉수 9단을 201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중반까지 불리했던 조혜연은 혼전을 대형 수상전으로 유도한 뒤 역전승을 거뒀다.

국후 조혜연 9단은 “흑을 들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판을 짜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서봉수 사범님의 실리전법에 말려 집이 너무 부족해 힘들었다. 한 마디로 서봉수 9단의 페이스에 말렸다. 하지만 오전에 시니어바둑리그 대국을 치르느라 피곤하셨던지 중요한 대목에서 실수가 세 번 정도 나와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내용이 좋지 않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 이창호 9단에게는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6연패라 기억하는데 내용도 번번이 좋지 못했다. 이번 대결이 패점의 마침표를 찍는 대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종국이 될지도 모르는 17국은 9월 4일(월) 오후 7시 열린다. 이창호 9단은 지지옥션배 첫 출전이다.

(주)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5회이며 우승상금은 1억 2000만원이다.

3연승한 선수는 200만원의 연승상금을 받으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을 추가로 받는다. 대회 총 규모는 2억 4500만원이다.

■ 제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신사팀] 이창호 9단/탈락-김종수 8단(1패), 노영하 9단(1승 1패), 이기섭 8단(1패), 백성호 9단(1패), 안관욱 9단(1패), 서무상 8단(1승 1패), 이성재 9단(1패), 최규병 9단(1패), 서능욱 9단(1승 1패), 양재호 9단(1승 1패), 서봉수 9단(1승 1패)

[숙녀팀] 최정 7단, 오유진 5단, 김혜민 8단, 박지은 9단, 김채영 3단, 김신영 초단, 조혜연 9단(1승) /탈락-권주리 초단(1승 1패), 김은선 5단(4승 1패), 김다영 2단(3승 1패), 박태희 2단(1승 1패), 문도원 3단(1승 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