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재현하러 간 박정환 9단이 다섯 고개 중 첫 번째 고개를 무사히 넘었다. 이제 중국산 네 개의 고개만을 남겨 두게 됐다.

21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차전 10국에서 박정환 9단이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로 196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박정환 9단은 부산에서 열린 2차전 최종국 판팅위 9단전에 이어 2연승을 거두며 한국 팀의 탈락을 막았다. 그러나 일본의 최종 주자 이야마 유타는 박정환에게 패하며 일본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로써 올해 농심신라면배는 한국과 중국의 대결로 좁혀지게 됐다. 현재 중국은 커제 9단을 비롯해 퉈자시 9단, 롄샤오 7단, 판윈뤄 5단까지 네 명이 남은 상태.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박정환 9단이 4승을 더 올려야 한다.

이야마 유타와의 대국은 박정환 9단의 명국이었다. 백을 든 박정환은 초반부터 유연한 행마로 이야마를 압도했다. 시종 두텁게 국면을 운영하면서도 실리의 균형을 잃지 않았음은 물론 마지막까지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들며 몰아부쳤다.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최철한 9단은 “박정환 9단이 이야마 유타 9단을 상대로 상대전적이 나쁘다고 해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오늘 바둑을 보니 안심이 됐다. 이 내용이라면 앞으로 이야마 9단이 박정환 9단을 상대하기가 힘들 것 같다. 박정환 9단의 컨디션이 좋은 것으로 보이는데 체력 관리만 잘 한다면 남은 대국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환 9단은 22일(수) 같은 장소에서 중국의 판윈러 5단을 상대하게 된다.

(주)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한ㆍ중ㆍ일 바둑 삼국지’,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우승상금은 국내외 통틀어 최고액수인 5억원이다. 또한, 본선에서 3연승하면 1,000만원의 연승상금(3연승 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원 추가 지급)이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 한국이 11번 우승해 최다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이 최근 3연속 우승을 포함해 5번, 일본이 1번 우승했다.

■ 제18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각국 출전 명단 및 결과

한국 : 박정환 9단/탈락-김지석 9단, 강동윤 9단, 이동훈 8단, 이세돌 9단

중국 : 커제 9단, 퉈자시 9단, 롄샤오 7단, 판윈뤄 5단/탈락-판팅위 9단

일본 : 전원 탈락-이야마 유타 9단, 무라카와 다이스케 8단, 고노린 9단, 장쉬 9단, 이치리키 료 7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