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이 역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총 18장이 걸린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단 1장의 본선진출 티켓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19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통합예선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신민준, 변상일, 강승민, 박민규, 이상헌, 송지훈, 정대상 등 7명만 결승에 올랐다.

반면 중국은 무려 25명이 결승에 올랐고 일본도 4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기존의 강자였던 김지석, 최철한, 박영훈, 조한승, 원성진 등은 모두 중도 탈락했다. 예년 같았으면 조별로 한국 기사들끼리의 결승전도 있었지만 올해는 워낙 부진해 이마저도 없다.

오히려 1장의 본선 티켓이라도 따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나마 본선진출이 유력해 보이는 신민준은 판윈러, 변상일은 장웨이제와 대국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름 기사들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이러다가는 본선 시드를 배정받은 기사들만 출전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한중전의 결과가 워낙 부진해서다. 어제 열린 8강전에서 한국 기사들은 중국에 7승 24패를 기록했고, 오늘 준결승전에서는 3승 19패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 간 통합예선전에서 한국이 중국에 뒤지는 것은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지만 올해 삼성화재배는 사상 최악의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때문에 바둑계 일각에서는 통합예선전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바둑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선수층이 다르고 환경이 틀린데 굳이 현 통합예선 방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더 늦기 전에 예선 방식을 손볼 필요가 있으며, 정 바꾸기 어렵다면 중국처럼 최소 64강 본선으로 확대해 본선 문호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아오배, 몽백합배, 바이링배 등 중국의 세계대회는 본선을 64강으로 치르는데 반해 한국의 삼성화재배와 LG배는 32강전을 고수하고 있다. 그마저도 절반 가까이를 시드로 배정해 국내 주최 세계대회에 오르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는 자조적인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과연 내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현 통합예선은 어떤 방식으로든 손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 대진

일반조

A조: 멍타이링-탄샤오

B조: 강승민-시바노(일본)

C조: 이다(일본)-송지훈

D조: 구쯔하오-퉁멍청

E조: 리쉬안하오-리친청

F조: 이상헌-궈원차오

G조: 판팅위-후야오위

H조: 랴오싱원-박민규

I조: 장웨이제-변상일

J조: 렌샤오-샤천쿤

K조: 판윈러-신민준

L조: 펑리야오-차이징

M조: 리밍-황윈쑹

N조: 퉈자시-왕하오양

시니어조

조선진(일본)-정대상

위빈-고마쓰(일본)

여자조

김혜민-위즈잉

왕천싱-루이나이웨이

월드조

알리(이스라엘)-파볼(슬로바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