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LG배 결승엔 중국이 없다.

박영훈 9단과 강동윤 9단이 준결승전에서 동반 승리를 거두면서 올해 LG배 파이널은 박영훈 vs 강동윤이 장식하게 됐다.

18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 스피디움 1층 그랜드볼룸에서 속개된 제2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박영훈 9단과 강동윤 9단이 각각 중국의 퉈자시 9단과 스웨 9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두판 모두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접전이었다. 그중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한 것은 강동윤 9단이었다.

강동윤은 지난 17회 대회 우승자인 스웨 9단에게 263수만에 극적인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

중반까지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이 이어졌지만 마지막 좌하 접전에서 강동윤이 승기를 잡았다. 좌하 늘어진 패를 끝까지 버티면서 결국 중앙 흑을 살려내며 승리를 확정지은 것.

강동윤은 “어려운 바둑이었다. 초반에는 내가 좋은 것 같았지만 중반 이후에는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읽기를 하는 반면 상대는 이미 모든 것을 다 알면서 바둑을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승부는 이겼지만 내용면에서는 부끄러운 바둑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동윤 9단은 이번 승리로 스웨 9단과의 지난 17회 대회 준결승전 패배를 설욕했으며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랭킹 1위와 2위 커제와 스웨를 연파하고 결승에 올라 더욱 뜻깊은 대회가 됐다.

세계대회 우승은 지난 2009년 제22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6년만의 재도전이다.

한편 박영훈 9단은 18회 대회 챔피언 퉈자시에게 승리를 거두고 전기 4강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지난 2004년 17회 후지쓰배에서 세계대회 첫 우승을 달성한 박영훈 9단은 2005년 1회 중환배, 2007년 20회 후지쓰배 우승 이후 생애 네 번째 세계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박영훈 9단은 그동안 삼성화재배에서 두 번의 준우승(8회, 12회)을 기록한 바 있으나, LG배는 이번이 첫 결승 진출이다.

대국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박영훈 9단은 “그동안 준결승 진출만 세 번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해 기쁘다”면서 “곧 있을 커제 9단과의 몽백합배 준결승 대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LG배 결승에서도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랭킹 3위 박영훈 9단과 4위 강동윤 9단의 통산 전적은 8승 8패로 호각을 이루고 있다.

한국기사끼리 LG배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1회(이창호 vs 유창혁, 이상 앞쪽이 우승자), 5회(이창호 vs 이세돌), 6회(유창혁 vs 조훈현), 7회(이세돌 vs 이창호), 8회(이창호 vs 목진석), 12회(이세돌 vs 한상훈)에 이어 19회(박정환 vs 김지석) 대회에서 형제대결을 펼친 바 있다.

제2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는 2016년 2월 1일과 3일, 4일 속개되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주)LG가 협찬하는 총규모 13억원의 제2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지며 별도의 중식 시간은 없다.

그동안 LG배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8회씩 우승했고 일본이 두 차례, 대만이 한 차례 우승했다. 전기 대회 결승에서는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이 형제 대결을 펼친 끝에 박정환 9단이 LG배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었다.

■ 제2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준결승 대국 결과(앞쪽이 승자)

강동윤 9단(한국) vs 스웨 9단(중국) - 263수 끝, 흑 불계승

박영훈 9단(한국) vs 퉈자시 9단(중국) - 355수 끝, 흑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