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이 4강의 절반 점령에 만족하고 말았다.

당초 8강에 5명이 진출한 한국바둑은 최소 3명의 4강 진출을 기대했으나 믿었던 김지석 9단과 최철한 9단이 중국세에 패하면서 박정환 9단과 안국현 5단만이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16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에서 속개된 제2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에서 박정환 9단은 진시영 5단을, 안국현 5단은 장웨이제 9단에게 각각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입에 성공했다.

박정환은 진시영과의 형제대결에서 예상대로 승리를 거뒀지만, 안국현 5단의 승리는 다소 뜻밖. 안국현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기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해 고전이 예상됐으나 LG배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장웨이제에게 완승을 거뒀다.

“초반 상변 곤마가 상대 세력에서 활개를 치며 살아서는 사실 상 승부 끝”이라는 게 바둑TV에서 이 바둑을 해설한 윤현석 9단의 평.

그러나 김지석과 최철한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지석은 낙승이 예상되던 추쥔을 맞아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지 못하고 147수만에 돌을 거두고 말았다. “초반 상변에서 한수 놀다시피 했던 게 패인”이라는 게 최명훈 국가대표 코치의 감상.

최철한 역시 중국의 ‘실질적인 랭킹1위’ 커제를 상대로 종반까지 미세한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1집반 정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돌을 거두고 말았다.

한편 8강전 종국 후 곧바로 진행된 4강 대진추첨에서는 박정환 vs 커제, 안국현 vs 추쥔이 준결승전을 벌이게 되었다. 준결승전은 3번기로 진행되며 준결승 1국은 18일(목), 2국과 3국은 20일과 21일 열릴 예정이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평가받는 박정환과 커제의 대결은 작년 중국리그에서 한 차례 대결한 바 있으며 당시에는 박정환 9단이 승리를 거뒀었다.

넷마블바둑 대국실에서는 준결승3번기도 오전 10시 30분부터 생중계 할 예정이다.

백령배 세계바둑오픈은 국제위기연맹과 귀주성 인민정부가 주최하며 중국위기협회 귀주성 체육국이 주관한다. 우승상금은 18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40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