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이세돌 9단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와의 10번기에서 최소 공동우승을 확보한 탓일까. 여유가 있는 표정은 바둑판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각종 기전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12일 서울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2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본선 8강전에서 이세돌 9단이 백홍석 9단을 상대로 191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막차로 4강에 올랐다.

“중반까지는 별로 좋은지 몰랐다. 좌상이 과감한 사석작전이라고 하는데 그건 그냥 죽인 거니까 큰 의미는 없고…. 백이 나중에 실수하는 바람에 이길 수 있었다”는 국후 감상이 있었지만 좌상을 버리고 둔 것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과감한 작전.

검토실 한쪽에서는 “이세돌이 한물갔다는 말이 많지만 그래도 이세돌은 이세돌, 바둑 내용이 흥미진진하기 짝이 없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세돌 9단이 마지막으로 4강에 오르면서 올해 명인전 우승컵은 이세돌 vs 이동훈, 박정환 vs 박영훈의 대결로 판가름 나게 됐다.

3번기로 펼쳐지는 준결승전은 먼저 이세돌-이동훈이 대결하며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총 규모 4억원, 우승상금 6,000만원(준우승 2,000만원)인 명인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6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지난해 결승에서는 최철한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3-2로 승리를 거두고 처음으로 명인에 오른 바 있다.

   ▲ 국후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감상을 말하고 있는 이세돌 9단.



                          ▲ 현재 해군에 복무 중인 백홍석 9단. 병장을 달았으니 제대도 멀지 않

                          았다. 제대 날짜는 12월 6일이라고.

                           ▲ '백홍석과의 대결은 항상 재미있다"는 이세돌 9단. 싸움꾼은 싸움꾼을

                           알아본다는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