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이 한국기원 지하 1층 바둑TV 라운지에서 넷마블바둑 대국실을 통해 창하오 9단과 

   대국을 펼치고 있다.

이창호 9단이 중국 창하오 9단과의 제자대결에서 쾌승을 거두고 오랜만의 만남을 승리로 장식했다.

7월 23일 오후 10시부터 넷마블바둑 대국실에서 열린 한중최고 사제대결 제자전에서 이창호 9단은 중국 창하오 9단을 상대로 백 불계승을 거뒀다.

'한중최고 사제대결'은 지난 1989년 제1회 응창기배 결승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바둑황제’ 조훈현 9단과 ‘철의 수문장’ 녜웨이핑 9단, 그리고 그들의 제자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이 각각 팀을 이뤄 격돌하는 대회.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은 1997년 제1회 한중천원전에서 처음 맞붙어 이창호가 2-1로 승리했다. 이후 후지쓰배(1998년) 잉창치배(2000년) 도요타덴소배(2003년) 등 4차례 결승전에서 모두 이창호가 이겼다. 창하오는 2007년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마침내 이창호에게 승리했다. 

두 기사는 첫 대국이후 2008년까지 11년 동안 39번을 겨뤄 역대 전적에서 28승 11패로 이창호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 백을 든 이창호 9단은 세력을, 창하오 9단은 실리작전으로 초반 맞섰다.

한편 일주일 후인 7월 30일에는 스승들의 대결인 조훈현 9단 vs 녜웨이핑 9단이 맞붙는다.

이 대국 역시 각자 제한시간 1시간에 6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조훈현 9단이 승리할 경우 한국 사제팀은 2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다.

넷마블바둑에서는 조훈현 9단 vs 녜웨이핑 9단의 대결도 30일 오후 10시부터 생중계 할 예정이다.

디음은 승리 직후 이창호 9단과의 짧은 인터뷰.

-승리를 축하합니다. 오늘 대국을 평한다면?

창하오 9단이 실리작전을펴는 바람에 세력을 택하게 되었는데 초반 좌변 공격이 시원치 않아서 불리하다고 봤습니다. 우변 처리가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처리되면서 역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는 크게 어려운 곳이 없었습니다.

-창하오 9단과는 오랜만의 만남이라고 알고 있는데 상대에게 덕담 한마디 하신다면.

저도 그렇지만 창하오 9단도 자국 내 기전에서 신예 기사들에게 고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웃음).

-이번 승부가 ‘사제대결’입니다. 혹시 이창호 9단도 후진양성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제자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동안 해왔던 ‘승부’와는 전혀 다른 의미 있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분명히 보람될 일일텐데 지금은 확실히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솔직히 지금까지 제자를 가르치는 일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단언할 수는 없겠습니다.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 대국 전 이창호 9단이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전달될 부채에 사인을 하고 있다.



   ▲ 이창호 9단. 중반 우변에서 역전에 성공한 후, 일방적으로 창하오 9단을 몰아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