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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흑백광장] 曺徐에서 박·지·돌까지
2015/04/10(17:44)
글쓴이 |
조회: 12,673 | 꼬리말:6

曺徐에서 박·지·돌까지



한국 바둑사에서 가장 오래 정상을 겨룬 커플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조훈현과 서봉수일 것이다. 라이벌이라고 하기엔 조훈현 쪽으로 많이 기울었던 게 사실이지만, 아무튼 타이틀전만 열리면 오직 그 두 사람만 치고받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기사들은 이 둘이 터를 잡은 도전기 무대에 거의 얼씬도 하지 못했다. 이 시기를 사람들은 조서(曺徐)시대라고 불렀다.

조서시대는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약 15년 가까이 계속됐다. 다른 어떤 커플보다도 정상권에서 함께 머문 시기가 길었다. 우리 바둑계에서 복수(複數)의 프로기사를 한 묶음으로 호칭한 사례는 이것이 처음이었다. 조훈현-서봉수란 둘의 풀 네임을 부르는 것에 비하면 간편하기도 하고, 승부세계의 긴장감이 잘 전달돼 오는 호칭이어서 대다수 팬들과 매스컴이 이렇게 불렀다.


‘조서‘ 이후 우리 바둑계에 적지 않은 호칭 조어(造語)가 만들어졌다. 호칭 조어가 탄생하기 위한 2가지 조건은 ’뛰어난 실력‘과 ’공통점‘이다. 대상자들끼리 공유하는 어떤 공통분모 또는 대칭성이 있어야 한다. ’조서‘의 경우 허구한 날 눈만 뜨면 함께 창칼 꼬나들고 뛰어나와 타이틀을 겨룬 사이란 점이 조어(造語)의 바탕이 됐다. 나이가 똑같다는 점 또한 이들이 ’한 세트‘로 묶이는데 호재로 작용했다. 조서시대를 잇는 조훈현-이창호 시대 때 별도의 호칭이 등장치 않았던 데는 스승과 제자란 둘의 비대칭적 관계도 작용했다.


오히려 판도 재편기였던 90년대 초입 새 기수(旗手) 이창호가 짝(?)을 이룬 상대는 당시 제3자적 존재였던 유창혁이었다. 이창호와 유창혁은 길고 지루했던 조서 시대를 마감한 개혁세력 동지였다. 사람들은 그 둘을 묶어 ‘양창(兩昌)’이라고 불렀다. 듣기에 따라선 양창(兩槍)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이름에 공통된 글자가 있을 경우 이처럼 호칭 조어가 탄생하는데 모티브가 된 경우가 많았다.


양이(兩李)가 공동 호칭을 갖게 된 것도 같은 성씨란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양이란 이창호와 이세돌을 말한다. 두 기사 모두 한국바둑계 1인자 계보를 잇는 슈퍼스타들이었다. 시대를 격(隔)한 연령대가 아니다 보니 두 천재 간의 천하를 건 쟁패(爭覇)는 필연이었다. 대략 2000년대 초입에서 2010년에 이르는 약 8~9년 간의 시기가 ‘양이(兩李) 시대’로 불렸다.


80년대 함께 맹활약했던 서봉수와 서능욱의 관계도 재미있다. 서능욱은 서봉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눈부신 속기 솜씨로 뭇 도전무대를 제집처럼 넘나들던 인기 스타였다. 팬들은 이들을 ‘양서(兩徐)’라고 묶는 대신 ‘대서(大徐)’, ‘소서(小徐)‘로 구별해 불렀다. 서봉수는 53년생, 서능욱은 58년생으로 다섯 살 차이가 난다.


바둑계 커플 호칭으로 ‘조조’도 있다. 누구누구가 떠오르는가. 정답은 조훈현과 조치훈이다. 한자로 표기하면 ‘曺趙’다. 적어도 바둑 팬이라면 삼국지의 조조(曹操)에 앞서 ‘曺趙’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70년대 중반부터 20여년 간 한국과 일본 무대를 휩쓸었던 양대 천재가 하필 똑같은(?) 한글 성씨를 가졌다는 건 묘한 인연이다. 90년대 진입 후 국제대회가 활성화되면서 두 사람은 잇달아 ‘조조 대결’을 펼쳐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렇다면 ‘고리(古李)‘는 누구누구의 조합일까. 그렇다. 구리(古力)와 이세돌(李世乭)의 성을 딴 것이다. 지난 해 두 사람이 ’세기의 10번기‘를 펼쳤을 때 중국 쪽에서 공식 사용한 대회 명이 ‘고리(古李) 10번기‘였다. 둘은 나이가 같은데다 화려한 전투 기풍, 양국을 대표할 만 한 경력, 막상막하의 상대전적 등 많은 접촉면을 공유해 국제적으론 유례가 드문 ’다국적 커플명‘을 얻었다. 중국에선 두 라이벌 간의 관계를 좀 더 극화해 ’절대쌍교(絶代雙驕)‘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덕화 임청하 주연가 주연했던 동명(同名) 영화에서 따온 것이다.

공통 호칭이 경력 많은 노장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아직 10대 중반의 애송이들인 신민준(16)과 신진서(15)는 ‘양신(兩申)’이란 이름 아래 같은 패키지 호칭에 묶였다. 바둑 정상권 연령이 갈수록 연소화하는 추세 속에서 이들 둘에게 걸린 우리 바둑계의 기대는 엄청나게 크다. 입단 동기생이기도 한 양신(兩申)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끌고, 둘이 맞대결이라도 벌였다하면 크게 보도되는 것은 그런 이유다.

이색적인 커플 하나만 더 추가하자. 오정아와 오유진의 ‘양오(兩吳)‘다. 300명이 넘는 국내 프로기사들의 올해 다승(多勝) 랭킹에서 둘은 상당 기간 1-2위를 함께 내달렸다. 특히 오정아의 승수는 국제 대회인 황룡사쌍등배 연승이 포함된 숫자다. 수효가 아주 많은 성씨도 아니고,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여성 쪽에 이처럼 발군의 성적을 낸 종씨(宗氏)가 있다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다. ‘양오(兩吳)‘야 말로 2015년 벽두 바둑계 새바람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호칭 조어(造語)는 모두 ‘2인조‘뿐일까. 물론 아니다. 3명 이상 집단(集團) 또는 그룹도 있다. 한국바둑계에서 가장 유명했던 그룹명이 ‘도전 5강’이었다. 曺徐의 횡포가 너무도 자심해서 이들 둘을 좀 혼내줄 새 얼굴이 없을까하는 분위기 속에서 당시 유망주 5명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차출됐다. 강훈 장수영 서능욱 김수장 백성호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기대와 달리 曺徐의 발목을 낚아채는데 실패했다.


‘송아지 3총사’도 꽤 오랜 수명을 누렸다. 85년생 소띠인 최철한 박영훈 원성진(출생 순)이 10대 시절인 90년대 후반부터 종횡무진 활약하자 매스컴이 붙여주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소띠 3총사’로 바꿔 불렀고, 이에 한 쪽에선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논리로 ‘송아지’ 호칭을 고수했다. 어느덧 30줄에 접어든 요즘도 타이틀 최전선서 활약 중인 걸 보면 ‘송아지 3총사’는 남다른 DNA의 보유자들 같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송아지 3총사를 ‘우독방(牛犢幇)’이라고 번역해 사용했다.


원래 이런 류의 작명(作名)은 중국인들의 전공이다. 녜웨이핑-마샤오춘 시대가 저물자 중국 바둑 매스컴은 창하오 저우허양 뤄시허 등을 묶어 ‘6소룡(小龍)’이라고 명명했다. 뒤이어 그들보다 5~6세 연하인 구리 쿵제 후야오위 추쥔 왕시 셰허 등에게 ‘10소호(小虎)’란 이름을 선사했다. 다시 소호그룹보다 4~5세 어린 천야오예 리저 퍄오원야오 등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태어난 천재들에겐 ‘소표(小豹)’란 호칭이 붙었다. 이런 호칭 작업을 통해서도 한국 타도를 향한 당시 중국 바둑계의 염원과 열정이 전해져온다.


중국 바둑계는 소표그룹 이후엔 더 이상 삼빡하고 용맹한 맹수 이름을 찾아내는데 실패했는지 합동 명명(命名)을 중단했다. 대신 나이 별 분류에 집작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90후(後)’, ‘95후(後)’ 하는 식이다. 바둑에서 나이가 성공의 절대 변수인 건 맞지만 그들 특유의 작명 솜씨를 구경하는 재미가 일단 중단된 것은 좀 아쉽다.

과거 일본서도 바둑 작명은 유행이었다. 일본 바둑계 최고의 작품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금죽림(金竹林)’이다. 한국의 김인(43년생), 일본 오다케(大竹英雄·42년생)와 대만 출신의 린하이펑(林海蜂·42년생)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땄다. 이들 3명은 작명자의 기대에 부응하듯 제각기 발군의 성적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은 각자 소속 기원에서 대 원로로 존경받고 있다. 금죽림(金竹林)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황금 대나무 숲’이다. 그 실제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낭만적이면서도 황홀한 선경(仙景)인가.


최근엔 한국랭킹 1~3위를 지키고 있는 박정환-김지석-이세돌이 ‘박·지·돌’이란 공동 호칭을 얻었다. 무려 17개월 동안 베스트3의 서열이 꿈쩍 않고 지켜져 왔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지·돌’은 국제무대에서 좀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예전의 ‘조서’나 ‘조조’, ‘양이’ 등에 비하면 지금까지 올린 성적은 아직 만족할 만 한 단계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신’ ‘양오’도 더 빨리 성장했으면 좋겠고, 아직은 서른 살에 불과한 ‘송아지 3총사’도 좀 더 뛰어야 한다. 이들 기존 멤버들보다 이름 더 예쁘고 바둑도 센 새로운 호칭의 막강 그룹이 뜰 날은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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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오늘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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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shlim46 2015/05/03(08:43)
천재의 발굴과 과감한 투자많이 이창호시대를 재현할수있다
seam 2015/04/21(19:34)
피 튀기는 전쟁터가 연상되는 서, 천재의 기운이 번쩍번쩍 하는 조, 조서 시대가 그리워 -올드팬-
기장때깔 2015/04/19(20:50)
미래를 위한 중국의 파격적인 지원과 투자를 쳐다보고있는 한국기원을 보자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생각하는 내마음은 기우였으면 좋컸는데 좀 쫌 쪼오옴
하하부부 2015/04/17(16:44)
요씨! 그란도시즌!
순남이 2015/04/16(17:20)
기대해 봅니다.
렛츠고마운틴 2015/04/14(22:04)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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